가을의 끝자락에 이르러 800년 수령의 장수동 만의골 은행나무를 찾아갔다.
전날 비가 오고 날도 쌀쌀해진 탓에 단풍이 모두 지지는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기우였다. 인천대공원을 가로질러 도착한 만의골 은행나무는 거대한 버드나무 마냥 가지를 늘이고 있었다. 아마 정말 최고의 시기에 찾아온 게 아닐까 싶다.
광각 렌즈를 장만하지 못한 탓에 한 앵글에 모두 담을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사실 그 동안 광각 렌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블로그에 올리기위해 리사이즈를 여러 단계 하였더니 어째 개나리 같은 느낌이 든다. ㅠㅠ
좀 더 접근하여 가지를 담아보았다.
생명수라는게 이런 느낌일까?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내 모습이 여전히 쑥스러운 초보이지만, 이때만은 그저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댈 수 밖에 없었다.
주변 여기저기 감탄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파인더로 보는 피사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이래서 사진을 찍는구나.
이번엔 줌렌즈로 교체해보았다.
시간이 멈춘 듯...
800년의 시간이 주는 장엄함... 그리고 생명의 아름다움.(진부하지만 어쩔 수 없다.ㅠㅠ)
또 다시 렌즈를 바꾸어 어떻게든 전체를 담아보려 애써보았지만...
풍경에서 사람을 지우는 나는, 여기까지가 한계인듯...
아랫쪽...
혹시나하고 와봤는데... 정말 운이 따른 것 같다.
내년에 찾아올땐 꼭 광각렌즈와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에 찾아와야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내년도 있고 또 내후년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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